오는 11일까지 괴산문화원서 동판공예 '시락의 향연' 전시회 개최

나전칠기 장인이자 동판공예가인 백영안 씨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NT 세계뉴스통신
▲나전칠기 장인이자 동판공예가인 백영안 씨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NT 세계뉴스통신
[세계뉴스통신/충북괴산=이상탁 기자]나전칠기의 장인 백영안(70) 씨가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충북 괴산문화원 1층 전시실에서 '시락의 향연'이란 주제로 동판공예 전시회 연다.

이번 전시회는 괴산문화원(원장 장재영)의 후원으로 괴산군민들에게 공예문화의 불모지인 괴산에서 공예문화의 진수를 알리고 향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충북 괴산문화원 1층 로비 전시실에서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시락의 향연'이란 주제로 동판공예 전시회를 열고 있다. ⓒSNT 세계뉴스통신
▲충북 괴산문화원 1층 로비 전시실에서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시락의 향연'이란 주제로 동판공예 전시회를 열고 있다. ⓒSNT 세계뉴스통신

그는 본래 동판공예 보다 나전칠기를 만드는 장인이다.

그는 수원에서 나고 자랐다. 가정형편상 수원농고를 중퇴하고 친구가 일한 적이 있던 서울 해방촌의 나전칠기 공장을 무작정 친구와 함께 찾아갔다. 당시는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이라 월급없이 밥만 먹여주고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것만도 족했다. 여기서 3년 동안 기술을 익힌 후 우리나라 전통 나전칠기의 장인 최춘섭 명인을 만나 체계적으로 배워 사사했다.

이후 서울 전농동에서 5년간 공방을 하면서 1978년도에 국전에 출품해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다수 입선했다.

1979년부터 나전칠기는 불경기의 여파로 쇠퇴기를 맞이했다. 백 씨는 공방 운영이 어려워 지자 직원들 월급을 정산하고 공방을 정리했다. 서울 생활을 접고 용인에서 건축 등 다양한 잡일을 하다 2년 후에 다시 나전칠기 일로 돌아왔다. 보석함이나 시집 갈 때 쓰는 함 등 작은 소품을 만들어 납품했다.

그가 만든 나전칠기는 신라호텔, 국립박물관 전통공예관, 용인 민속촌, 소공동 등에 납품을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는 "나전칠기는 영롱한 조개빛이 반사하는 무지개 빛깔이 영롱하고 황홀한 매력이 있다"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이 길로 가게 될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에 충북 괴산군 문광면 대명리로 귀촌해 '시락공방'을 운영하며 나전칠기와 동판공예를 하고 있다. 그는 동판공예는 배운지 얼마 안되지만 나전칠기에 비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 '내 손으로 내 가훈을'이란 슬로건으로 전시를 하게 됐다고 말한다.

괴산문화원의 후원으로 이번 전시회를 하고, 내년에는 동판공예 강좌를 개설해 주민들에게 동판공예를 가르칠 예정이다.

그는 "나전칠기는 80번이 넘게 걸리는 모든 과정이 복잡하고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 요즘 젊은이들이 배우려 하지 않는다"며 "전국에는 나전칠기의 장인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래서 1980년대에는 나전칠기보호육성회 상임이사로 10여 년 동안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충북 괴산에 나전칠기 전수관을 건립해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문화인 나전칠기의 명맥을 잇는 것이 남은 여생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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