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대표팀이 서울광장에서 환영행사를 가졌다.(사진/대한축구협회) ⓒSNT 세계뉴스통신
▲U-20 대표팀이 서울광장에서 환영행사를 가졌다.(사진/대한축구협회) ⓒSNT 세계뉴스통신

[세계뉴스통신/유용상 기자] 2019 FIFA U-20 월드컵을 통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한국 U-20 남자대표팀이 서울광장에서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른 새벽부터 입국장에 모인 300여 명의 환호 속에 금의환향한 U-20 대표팀은 바로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낮 12시부터 열린 환영행사에 참가했다.

환영행사에는 U-20 대표팀을 응원한 축구팬들과 KFA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축구 원로, 선수 가족 등 많은 인원이 자리를 메웠다. 행사가 점심시간에 열린 덕분에 인근 직장인들까지 행사장을 찾았다. 주최측 추산 약 5,000여 명이 U-20 대표팀을 뜨겁게 맞이했다.

U-20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르는 성과를 내며 온 국민을 열광케 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당초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등 강호들과 같은 조에 묶였을 때만 해도 이들이 결승까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U-20 대표팀은 보란 듯이 선입견을 극복하면서 차근차근 산을 올랐다. 조 2위로 16강에 올라 '라이벌' 일본을 꺾고 8강에 올랐고, 8강에서 세네갈과 혈투를 치른 끝에 극적으로 4강에 오르며 한국에 다시 한 번 축구붐을 일으켰다. 4강전은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대회 이후 36년 만이었다. 36년 만에 다시 4강 신화를 쓴 것도 대단한 성과인데, 이들은 그 이상을 바라봤다. 비록 목표였던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U-20 대표팀의 거침없는 질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원팀(ONE TEAM)'으로 뭉쳐 도전했던 모든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은 이들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행사는 약 1시간 정도 진행됐다. 본 행사에 30분 앞서 진행된 사전행사에는 이정표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팬들과 함께 U-20 대표팀 관련 퀴즈를 풀어보는 시간이 펼쳐졌다. 이어 밴드 락킷컬과 트랜스픽션이 축하공연을 가졌다. 낮 12시부터는 박소현, 김대호, 장예원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본 행사가 진행됐다. 진행자의 소개 멘트와 함께 U-20 대표팀 선수들이 한 명씩 무대로 올라 팬들에게 인사했고, 지켜보는 팬들은 환호했다.

정정용 감독은 제일 마지막에 등장했다. 팬들의 환호와 먼저 무대에 올랐던 선수들의 박수를 받으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던 정 감독은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게 아니고 백성이 있어서 임금이 있다. 우리 선수들이 있었기에 내가 있다"는 명언(?)으로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다.

정몽규 KFA 회장도 U-20 대표팀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정 회장은 “20세 이하 선수들이 FIFA 주관 남자대회에서 사상 첫 결승에 오른 건 감동이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정정용호에 감사하다”면서 “이 선수들은 향후 월드컵에서 주축이 될 선수들이다. 각자 소속팀에서 기량을 닦아 대표팀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U-20 대표팀은 KFA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팬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KFA는 이번 환영행사를 앞두고 사전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의 질문을 수집했다. 기상천외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결승전 당시 주심에게 경고를 받기 전에 애교(?)를 부려 화제가 됐던 김현우는 이 날 무대에서 당시의 애교를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옆에 앉았던 이재익이 심판 대역을 맡았다. 김현우는 애교 시범을 보인 후 “평소에는 애교가 많지 않다. 난 과묵하고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친누나 두 명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U-20 대표팀 선수가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솔직히 아무도 소개시켜주고 싶지 않다"면서도"꼭 해야 한다면 (전)세진이형이나 (엄)원상이형이다. 그나마 그 둘이 정상"이라는 재치 있는 말로 모두를 웃게 했다.

최민수는 원래 U-20 월드컵이 끝난 후 바로 독일로 넘어가려 했지만, 동료들과 환영행사를 함께 하기 위해 일정을 바꿔 한국으로 함께 들어왔다.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그는 "독일에 돌아가기 전에 먹고 싶은 한국음식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떡볶이, 김치찌개, 불고기, 갈비 등을 늘어놓았다. 이어 진행자가 독일대표팀과 한국대표팀의 분위기 차이를 묻는 돌발 질문을 던지자 아직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최민수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대답을 하지 못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옆에 있던 동료들이 통역을 해주자 그때서야 대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돌발 상황은 또 있었다. 정정용 감독은 "지난 U-19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했고 이번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해서 헹가래를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하자 긴급히 마이크를 잡은 황태현은"(폴란드에서) 감독님 헹가래를 해주고 싶었지만 못했다. 여기서 하겠다"고 했다. 말이 끝나자마자 선수들은 정정용 감독을 둘러싸고 안경, 신발 등을 차례대로 벗긴 뒤 헹가래를 했다. 서울광장에 모인 축구팬들은 유쾌한 이들의 모습을 보며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행사가 끝난 후 U-20 대표팀은 팬들에게 싸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는 등 팬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다. 낮 시간의 뜨거운 햇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에게 U-20 대표팀은 정성 어린 팬서비스를 했다. 황태현은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에서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준 가족들과 팬들 덕분에 끝까지 싸울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맏형 조영욱도 "폴란드에 있을 때만 해도 (한국의 열기를) 잘 알지 못했는데 한국에 와보니 우리가 잘했다는 걸 알았다. 팬들이 응원해줬고 인정해줬으니 우리도 감사한 마음으로 앞으로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보여드리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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